총 12페이지

10페이지 본문시작

10
독자참여
교육중심 녹색복지도시 노원
2010년 11월 25일 목요일
독 자 참 여
결혼 후 햇볕도 잘 안 드는 반지하 셋
다. 꺼낸 책을 그 자리에서 꼼꼼하게 읽
구를 쳤다. 세 살짜리 어린 조카가 일어
방에서 출발해 7년만에 24평 아파트 전
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것저것 꺼내 보
나 엉덩이춤을 추며 재롱을 부리자 부
세를 살다가 느즈막에 운좋게 32평 아
다가 읽을 책을 골라냈다. 어른들이 읽
모님이 박장대소를 하시며 웃음을 터뜨
TV 없는거실
파트를 마련했다.
는 무거운 주제의 책들도 곧잘 꺼내 보
리셨다. 아버님께“모처럼 온 가족이 둘
며 그 내용을 묻기도 했다.
러앉았으니 한 말씀 하세요”
집 공간이 좁아 책 정리를 못하다가
었다. 평소에 TV와 친하게 지내면서 식
궁리 끝에 베란다로 통하는 유리문과
구들이 모여도 말씀 한마디 없으셨던
가족들의 대화의 장,
부엌 통로를 빼고 거실 두 벽면에 책을
아버님께서 식구들을 찬찬히 보시고는
가득 채웠다. 갈 곳이 없어진 TV는 안
거실을 서재로 활용하니
말씀하셨다.
방에 둥지를 틀게 되었고 온 식구가 TV
화합과 교류로 이어져
를 보려면 침대 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
“건강이 최고다. 나나 이사람(어머님)
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아이들
이 아파봐라. 너희들 돈 써야 하고 힘들
은 물론이고 뉴스와 스포츠 프로를 찾
얼마 전 가족들을 초대해 집들이를
지. 아픈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러니
는 나, 예능 프로를 즐기는 아내도 당장
했다. 여느 때 같으면 TV를 보며 TV속
건강들 잘 챙겨라. 그리고 가정이 화목
불편했다.
의 소재가 주된 화제였는데, TV가 없는
해야 한다. 집안에서 큰 소리 나오지 않
거실에 둥그렇게 모여 앉으니 처음에는
게 서로들 잘 이해하고 형제들끼리 앞
TV보는 일이 편하지 않으니 시간이
서로 멀뚱멀뚱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으로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아들, 며
흐를수록 시청 횟수가 줄었다. 아이들
어색함을 견디지 못한 큰고모가 아이들
느리, 손주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
이숭열
은 거실에 나오면 무심코 책을 빼들었
이야기를 꺼내자 가족들이 옆에서 맞장
졌다. TV 없는 거실 파이팅!
(하계1동 거주)
일요일 아침 10시가 조금 넘자마자
식은 버젓이 있지만 연락도 없이 홀로
보이고 돌아 나올 땐 가슴이 찡해진
내 손과 마음은 바빠진다. 의정부시
사신다. 할머니는 집나간 아들을 기다
독 자 참 여
호원동에 홀로 사시는 할머니가 나와
리려 길을 나섰다가 집을 찾지 못하고
다른 봉사자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
헤매던 끝에 동네 사람들에 의해 집에
한번은 노인들의 건강상태와 정신
이다.
돌아온 적도 있단다.
적 도움 등에 대해 서로의 경험을 나
홀몸어르신
누는데 한 봉사자가 기념촬영을 하자
“아들 얼굴이나 좀 봤으면 … ”
나와 함께 봉사하는 두 명의 주부는
며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그러자 놀
도우미
소망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노인복지시설인 공릉동 데이케어센
랍게도 별 말씀조차 없으셨던 할머니
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만났다. 알
우리들 노후의 모습일 수도
들까지 사진을 찍겠다는 말에 서로들
자원봉사를
고 보니 이웃에 살아 이런저런 이야기
립스틱이라도 바르겠다며 잠시 소란
하며…
를 나누던 중 그 주부의 친정 동네에
어렵게 생활하시는 홀몸어르신들
을 피운 적이 있었다. 비록 칠순의 할
홀로 사시는 한 할머니를 우연히 알게
을 보살피면서‘이것이 바로 우리들
머니들이지만 카메라 앞에서 예쁘게
됐고 의기투합해 돌봐 드리기로 나선
노후의 모습일 수도 있을 텐데’라고
보이고 싶은 마음은 젊은이와 다름없
지 벌써 1년이 다 돼간다.
생각하면 참 많은걸 깨닫고 배우게 된
다는 것을 느꼈다.
다. 하지만 이런 도우미 역할이 마냥
할머니와 귀가하는 차 안에서“할
우리는 한 달에 한 번씩 일요일마다
쉬운 건 아니다. 가사지원, 청결유지,
머니, 지금 소망이 뭐세요?”
할머니를 방문해 청소, 빨래와 반찬을
각종 노인질병에 대한 상식 습득은 물
쭙자 한동안 말씀이 없으시다가 조그
해드리고 말벗이 되어 드리며 정서적
론 상담자 역할까지 할 수 있는‘팔방
만 목소리로“아들 얼굴이나 좀 봤으
인 친구 역할도 한다. 할머니를 처음
미인’
면…”
방문했던 작년 초겨울, 할머니는 불도
께서 우리와 시간을 보낸 뒤 헤어질
디에 있는지 조차 모르는 그 아들은
들지 않은 두세 평이 될까말까한 지하
때 아쉬워하며 함께 살자는 이야기를
어머니의 이런 모정을 아는지…. 할머
셋방 얼음장같은 바닥에 웅크린 채 꼼
들을 때는 큰 보람을 느낀다. 함께 생
니의 여생이 조금이나마 더 행복하고
최순옥
짝도 못하고 누워 계셨다. 법적인 자
활하지 못하는 것을 미안해하며 등을
불편함이 없기를 바란다.
(상계9동 거주)

10페이지 본문끝



현재 포커스의 아래내용들은 동일한 컨텐츠를 가지고 페이지넘김 효과및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는 페이지이므로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여기까지만 낭독하시고 위의 페이지이동 링크를 사용하여 다음페이지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상단메뉴 바로가기 단축키안내 : 이전페이지는 좌측방향키, 다음페이지는 우측방향키, 첫페이지는 상단방향키, 마지막페이지는 하단방향키, 좌측확대축소는 insert키, 우측확대축소는 delete키